한국과 일본은 가까운 이웃이자 문화적으로도 유사한 점이 많지만, 공공장소에서의 ‘거리 예절’만큼은 생각보다 큰 차이를 보입니다. 특히 여행, 유학, 출장 등으로 일본을 방문하는 한국인들이 일상적인 거리 행동에서 무심코 실수하는 경우가 많습니다. 이 글에서는 한일 양국의 거리 예절을 항목별로 비교해보고, 일본에서 지켜야 할 기본적인 거리 매너를 구체적으로 안내합니다. 현지인과의 불필요한 마찰을 줄이고, 매너 있는 여행자가 되기 위한 필독 가이드입니다.
거리에서의 소음과 통화 매너
한국과 일본은 공공장소에서의 소음 허용 기준이 매우 다릅니다. 한국에서는 친구나 가족과 길을 걸으며 웃고 이야기하는 것이 자연스럽고, 거리에서 전화 통화를 하는 일도 흔한 풍경입니다. 특히 젊은 세대일수록 거리에서 밝고 자유롭게 대화하는 것이 일상적인 문화로 자리 잡고 있습니다.
반면, 일본은 ‘공공의 조용함’을 매우 중요시하는 사회입니다. 사람들이 많이 다니는 번화가나 쇼핑가에서도 거리에서 큰 소리로 통화하거나 웃는 행동은 예의에 어긋난다고 여겨집니다. 일본인들은 일반적으로 전화를 받을 때도 조용한 구석으로 이동하거나, 가능한 한 문자로 의사소통을 대체하려는 경향이 있습니다.
또한, 전철이나 버스 정류장 등 대중교통 시설 근처에서는 특히 더 조용해야 한다는 인식이 강합니다. 이런 환경에서 한국인 여행객들이 평소 습관처럼 친구와 떠들거나 통화하는 행동을 하면 주변 시선을 받을 수 있습니다. 일본에서는 이러한 행동을 지적하지 않더라도 표정이나 자세로 불쾌감을 드러내는 경우가 많아, 눈치 있게 행동하는 것이 중요합니다.
거리에서 음식 먹기와 쓰레기 처리
한국에서는 길거리 음식 문화가 매우 활성화되어 있습니다. 명동, 홍대, 부산 남포동 등 전국 곳곳에 다양한 길거리 음식이 있고, 사람들이 걸어 다니며 간식을 먹는 모습은 흔한 광경입니다. 또한 거리 곳곳에 쓰레기통이 비교적 잘 설치되어 있어 음식 포장지를 바로 처리하기도 수월한 편입니다.
하지만 일본은 거리에서 음식을 먹는 것을 예의에 어긋나는 행동으로 간주하는 경향이 강합니다. 물론 축제나 야시장 같은 특별한 장소에서는 예외지만, 일상적인 거리에서는 음식을 들고 다니며 먹는 행동은 거의 찾아볼 수 없습니다. 음식은 ‘앉아서 조용히 먹는 것’이라는 인식이 뿌리 깊게 자리 잡고 있으며, 이는 타인에 대한 배려와 질서를 중시하는 일본인의 생활 방식과도 맞닿아 있습니다.
이와 더불어, 일본의 거리에는 눈에 띄게 쓰레기통이 적습니다. 그 이유는 개인이 자신의 쓰레기를 책임지는 문화가 자리 잡고 있기 때문입니다. 쓰레기통이 많지 않음에도 불구하고 거리가 깨끗한 이유는, 일본인들이 대부분 쓰레기를 들고 다니다가 집이나 지정된 장소에서 처리하기 때문입니다.
한국인 여행객 입장에서 이 차이는 다소 불편하게 느껴질 수 있지만, 일본의 거리 매너를 존중하기 위해서는 먹거리나 음료는 되도록 매장에서 먹고, 발생한 쓰레기는 가방에 넣어 나중에 처리하는 것이 이상적입니다. 특히 플라스틱 컵, 음식 포장지 등을 아무 곳에 놓고 가는 행위는 심각한 무례로 여겨질 수 있습니다.
보행 방향, 흡연, 사진 촬영 등 그 외의 차이
한국에서는 보행 시 특별히 방향이 정해져 있는 곳이 아니면 자유롭게 걷는 경우가 많습니다. 특히 인도와 차도가 구분된 도로에서는 느긋하게 걸으며 스마트폰을 보거나 친구와 나란히 걷는 경우가 많습니다. 하지만 일본은 걷는 방향이나 질서가 매우 중요하게 여겨집니다. 예를 들어 도쿄에서는 보통 ‘왼쪽 통행’, 오사카에서는 ‘오른쪽 통행’이 일반적입니다. 역이나 지하도에서도 바닥에 표시된 방향을 따라 걷는 것이 일반적인 에티켓입니다.
흡연 문화도 큰 차이를 보입니다. 한국에서는 아직도 거리에서 흡연하는 사람이 많고, 지정된 흡연 구역이 아닌 곳에서도 흡연하는 모습이 드물지 않게 보입니다. 그러나 일본은 공공장소에서의 흡연에 대해 매우 엄격하며, 대부분의 도시에는 흡연 가능한 장소가 따로 지정되어 있습니다. 길거리에서 담배를 피우다 적발될 경우 벌금이 부과될 수 있으며, 주변 사람들에게도 큰 불쾌감을 줄 수 있습니다. 한국인 흡연자라면 반드시 현지 흡연 가능 구역을 확인한 후 이용해야 합니다.
사진 촬영 문화도 차이를 보입니다. 한국에서는 어디서든 자유롭게 사진을 찍는 것이 일반화되어 있지만, 일본에서는 사생활 보호와 시설 내 규정에 따라 사진 촬영이 금지된 곳이 많습니다. 특히 상점, 지하철, 박물관 등에서는 촬영이 제한되며, 타인의 얼굴이 포함된 사진을 SNS에 무단으로 게시하는 것도 문제가 될 수 있습니다. 한국에서는 크게 문제 되지 않는 행동이 일본에서는 예민한 사안일 수 있으므로, 사진을 찍기 전에는 반드시 현장의 안내 문구나 직원의 지시를 확인해야 합니다.
총론
한국과 일본은 같은 동아시아권에 속해 있지만, 거리에서의 예절은 놀라울 만큼 다릅니다. 소음에 대한 인식, 거리 음식과 쓰레기 처리 방식, 흡연 구역, 보행 질서, 사진 촬영 등 다양한 생활문화가 다르게 작동하고 있기 때문에, 일본을 방문하는 한국인이라면 반드시 이러한 차이를 이해하고 존중할 필요가 있습니다. 현지 문화를 존중하는 태도는 단순한 매너를 넘어, 진정한 여행자의 자세입니다. 조용하고 깔끔한 일본의 거리에서 불편함 없이 어우러지기 위해, 이번 가이드를 꼭 기억하세요.